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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위,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은 전략경쟁이 격화되지 않도록 중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달 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에서 대만, 남중국해, 우크라이나,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틀 뒤에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광저우에서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한 후 베이징으로 이동해 리창 국무원 총리, 란포안 재정부장, 판궁성 인민은행장과 회동했다. 양국의 재무부와 상무부는 2023년 9월 구성된 중·미경제실무그룹(中美经济工作组), 중·미금융실무그룹(中美金融工作组), 중·미통상실무그룹(中美商贸工作组)을 통해 현안을 여러 차례 협의했다. 이렇게 미국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과 갈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중국은 미국과 협상에서 상당히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옐런 장관이 이번 방중에서 가장 강력하게 제기한 문제는 중국의 과잉생산이다. 중국에서 소비되지 않은 전기차, 리튬 배터리, 태양열 패널이 저가로 수출되면서, 미국과 EU 기업이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조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관세 인상은 물론 EU와 함께 공조한다는 계획을 시사했다.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옐런 장관이 보호주의적 수단을 언급한 이유는 올 11월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즉각 반박했다. 중국산 전기차, 리튬 배터리, 태양열 패널의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이 보조금 지원과 같은 산업정책이 아니라 중국 기업의 경쟁력과 산업공급망에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차원에서 탈탄소 경제로 이행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제품의 공급이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인민은행은 옐런 장관이 중국을 떠나기 하루 전인 8일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혁신을 위한 5000억 위안 규모의 특별 재대출 제도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산업정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https://www.ajunews.com/view/2024041508544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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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규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중정책연구소 소장] 윤석열 정부의 낮은 지지도와 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안보·경제적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윤 정부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이번 총선을 기점으로 보다 유연하고 실용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할 것을 권고한다. 그동안 윤 정부의 대외정책은 가치를 강조하고, 이분법적인 세계관에 기초해 있다. 이러한 대외정책은 극히 예외적으로 향후 지속 가능하지 않고, 미·중 전략경쟁 시기 그 비용은 대한민국이 감당하기 어려울 개연성이 크다. 대한민국 대외정책 전통에서 윤석열 정부는 특이하다. 흔히 좌파 정부는 이념이나 가치, 민족 등 형이상학적 어젠다를 강조하는 반면, 우파 정부는 그 허구성을 비판하고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박정희 정부가 대표적이다. 이 정부 주요 핵심 인사들의 뿌리인 이명박 정부가 이전 정부의 이념적 편향을 비판하고, “창조적 재건을 바탕으로 한 실용주의 외교”를 표방한 것과도 크게 대조된다. 윤 정부의 정책입안자들이 한·미 동맹 위주로 대외정책을 재편한다는 분명한 목표의식에 집착하다보니, 미국 바이든 정부가 표방하는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대결이라는 가치중심의 대외관을 전폭 수용한 결과로 보인다. 윤 정부의 대외정책은 미국이 세계 제일의 패권국가이고, 미국이 표방하는 자유민주주의는 시대정신이고, 미·중 전략경쟁에서 미국은 이길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기초한다. 이러한 전제하에서는 미·중 전략경쟁에서 미국에 편승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다. 1990년대 초반 탈냉전 시기 미국의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주장한 “역사의 종언”에서 보여준 세계관과 흡사하다. 그러나 후쿠야마가 곧 자신의 주장을 수정했듯이, 세계는 생각보다 다차원적이고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404112016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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